[스크랩] 홍매화는 피고지고...통도사
창넘어 손짓하던 봄은 어느새 우리곁에 머물고있지요 통도사 절집 앞마당을 수놓은 홍매화를 보기위한 긴 행렬에서 봄을 그려봅
니다....수많은 사람들이 한송이 꽃을 향해 찬사를 보내고 이름난 제품의 고가의 카메라와 길쭉한 렌즈로 기를 죽입니다 똑딱이보다
는 좀 수준높게 그들 틈에서 까치발로 홍매화 여행을 떠나봅니다... 봄이 찬란한 이별꽃을 피우는 계절이라면 지난 가을은 눈먼 사
랑의 텃밭에다 아픔의 눈물 씨를 심은 계절이었지요
사랑이 환희 찬 전주곡 타고 봄바람에 살랑 거리면 눈물은 깊은 심연의 맘뿌리 울리는.... 목 매친 나의 노랫가락이 붉은 빛으로 절
간 창살에 곱게 치장을 했었지요
결코 길지않은 만남의 기쁨에서 깨기도 전에 떠날것 염려하여 근심하는 이 봄은 찬란하여 더 슬픈 계절인지도 모릅니다
가을에 연민의 정으로 닥아와 봄의 소생으로 만난 너는 가장 먼저 사랑을 주고 이별을 꽃피우는 홍매화여....
시린 한 계절 견뎌낸 환희... 가지마다 마디마다 철저한 갈무리 터질 듯 말 듯 애태우다... 뭘 말하려 붉게 터진 입 방글방글 한 잎
벗으면 한 잎 더 겹겹이 쌓인 사연 풀어내고있네......
긴 겨울 북풍 한설에도 굴하지 않고 잘 참아준 덕에 붉게 만개한 홍매화는 홍조 띤 새색시 마냥 붉은 얼굴 시샘하는 바람 싫어 자꾸
만 고개를 숙이고 있지요
두터운 겨울 외투 벗어 던지고 홀로 불게핀 홍매화는 수줍은 새악시 두볼 같이 여리고 붉은 그 꽃잎위에 봄 햇살 퍼지고 봄 바람
지나 수술에 행여나 지나는 벌 나비 찾아오려나 마냥 기다려지는 ...이삼일 심술궂은 꽃샘추위도 잊은채 아리던 그 겨울의 찬기억을
뒤로한채 봄의 주인이 되어 곱기도 하는구나
설한풍 긴잠 깨어난 홍매화 꽃... 옷고름 풀어제처 우아한 자태 부풀은 빨간 젖몽울 송이송이 황홀한 봄의 설레임을 언제나 보여주
는구나
저 문만 살짝 열면 봄이 손에 잡힐것 처럼 이미 봄은 눈앞에 와 있는데....
봄처녀 실바람에 수줍은 고운 꽃잎 화사한 나들이가 봄향인가 싶은데.... 굳게 닫힌 저문은 언제쯤 열러 환한 봄을 맞을까
붉은속살을 헤집고 여린댕기 홍안의 홍매화야 고아한 너의 향에 넋놓아 취한객의 가슴 설레임은 첫사랑의 그녀와 같은 느낌일까...
홍매화 물결위에 살풋한 연정의 그리움 있음에 차마 두고가지 못하는 손놀림은 가히 절경이라.. 가는걸음 보는이의 마음까지도 훔
쳐담는 그는 8년동안 한해도 거르지 않고 찾아와 그림 삼매경에 빠진 김창환 화백의 손끝에서 다시 피어나고 있다
바람에 꽃 잎진다고 바람을 탓하랴... 한잎 주워 찻잔에 띄우면 그만인 것을......
백설처럼 날리는 꽃잎을 보니 떠나는 아쉬움에 애를 태우듯 화려한 봄날을 알려주었던 너와의 긴 이별이 싫은데 이제는 떠나 보내
야 할시간 화무십일홍이라
이 꽃잎이 다 지기전에 이 봄이 다가기전에 다정한 벗과 함께 차한잔 나누는 여유라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나둘 흩날리는 꽃잎아 그 토록 황홀했기에 짧은 생을 벌써 끝내려 하는구나..홀로는 외로움에 견딜수 없는 밤..정다운 벗
과 함께 초생달 비치는 창가에 차를 나누리
찻잔에 띄어놓은 白梅 꽃닢이 봄 햇살 살다간 추억 번지고
찻잔에 띄어놓은 紅梅의 꽃닢에 사랑하고 떠나는 추억 번질까....아! 봄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