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솔나리 피는 가지산정
작년 이맘때 보았던 솔나리는 피었을까.... 아님 누군가에 의해 뿌리채 뽑혀 나갔는지...지금쯤 수줍은 얼굴로 나를 맞이 해줄까
이런 저런 생각속에 가지산정으로 새벽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무더운 여름날이지만 숲속에서는 여름 야생화가 춤을 추는 계절..작년보다는 두어주 빠르지만 시간이 날때 다녀와야 한다는 생각
이 앞서 새벽길을 달려 나옵니다.. 운문령에서 시작하여 가볍게 산정까지 가서 되돌아올 계획이었는데....고속도로에서 양산을 지날
즈음 주유기에 빨간 불이 들어오고 국도변에 들어서서 행여 주유소 문을 열었을까 확인했지만 시골이라 문열은 주유소는 보이지
않아 석남사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해야 합니다.. 운문령 가다 기름이 떨어 질것만 같은 생각에 ....
아침 솔밭길은 언제나 포근한 마음속에 걸을 수 있어 좋습니다..밤새 거미줄이 산길을 막아 성가시게 하지만 쉬엄쉬엄 걷는 걸음속
에 마중나온 야생화의 아름다움에 연신 카메라를 들여댑니다 산수국이 곱게 핀 목책계단길도 올라섰고 원추리꽃은 언제봐도 청아
한 느낌에 곱다는 생각이 들지요
천성산에서 만났던 반쯤 잎새가 떨어진 미역줄 나무 보다는 선명한 모습으로 환하게 웃어 줍니다.. 노박덩굴과 낙엽 덩굴성 식물로
높이가 2미터 정도이며 산정 부근에 자리잡고 있지요... 약제로도 사용되어 수난의 연속일것 같습니다
수없는 발걸음을 내딛었던 배내봉에서 신불산으로 이어지는 산그리메가 아련합니다..초록의 빛이 선명한 간월재의 여름밤의 이야
기도 듣고싶고 풀벌레 소리의 합창소리도 귓전에 울려퍼지는듯 합니다
백운산 자락으로 펼쳐진 산군을 따라 사자봉 정상에도 억새풀이 햇살에 반짝이며 손짓하고... 산아래 풍경은 아침 운무에 갖혀 또
다른 세상을 맞이 하는듯 고요 하기만 합니다
금빛 햇살 한자락 맏닿은곳... 가지산 서능길에 서면 동자꽃도 피었을테고 모싯대 초롱꽃이 춤을 출텐데...오늘은 너희들이 주인공
이 아니라 솔나리를 찾아야만 하거든...
중봉에서 바라본 산정은 그냥 볼품없어 보이지만 산정에 서면 영남알프스 자락을 호령하는 위상이 대범해 보이고 알프스 산군을 거
느린 맏형답게 얼마나 의젓한데... 발걸음을 산정으로 재촉 합니다
숲길 어둑한곳에서 만난 말나리 색깔은 환상적이다.. 물감으로 아무리 덧칠을 한다해도 이보다 곱게 칠할수 있을까 자연이 주는 화
사한 빛깔에 한참이나 머물러 봅니다
주홍색 선한 동자꽃은 기다림이다.. 스님을 기다리다 얼어죽은 동자승의 애절한 사연이 피어나는곳 그래서인지 산정 가까이에 피면
서 또한번 기다림에 심금을 울리는지 모를일이다
까치수영....단아한 모습의 잎과 어울려 기품있는 부인의 모습을 보는듯 합니다 언제봐도 정감이 묻어 나오는것 같아 아름답기만
하지요
가야할 쌀바위 방향 저 언저리에 솔나리가 피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보며 상상속에 빠져듭니다
산정에서 바라보는 석남사의 모습이지요 단아하고 정갈한 모습이 섬세하지요 영남지방 청도 운문사와 내원사와 함께 비구니의 산
실이기도 하지요
산정에서 바라보는 산아래의 풍경은 언제나 평온해 보이고 아무런 욕심도 투쟁도 다툼도 없어 보이는 그 신비감이 자꾸만 드는것은
산속에 움막짓고 살아야 하는 팔자일까 아님 산장지기라도 해볼까...
바닥에 엎드린 꿩의 다리도 줏아담아보고
노루오줌도 들어옵니다
환상적인 색감으로 유혹하는 미역줄나무도 다시 나타 납니다
내 마음은 구름보다 더 멀리 있는가 봅니다 마음은 자꾸만 자욱한 아침 안개 사이로 빠져들고만 싶어집니다 산정이 그리워 오르지
못할때는 하늘을 바라보며 마음이라도 산정에 머물렀던 날이 얼마나 많았던가.....
서늘한 냉기가 품어 나오는 재약산 얼음골도 지척입니다.. 무더운 여름날 단 몇일만이라도 무념무상으로 푹 쉴수 있다면 얼마나 좋
을까...우뚝솟은 수미봉 자락에도 야생화가 만발했겠지....
조금일찍 그대를 만나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묶어 놓았다면 이토록 그립지 않았으리...하얀구름 수놓은 하늘가에 밝은 미소를 지우
며 머무는 시간들이 한결같이 기쁨이요 산사랑이겠지요
깜박이는 두눈속에 펼쳐지는 아침 운무에 파르르 작은 경련이 일며 경이로움에 기쁨의 눈물이 나는것은 왠일일까.. 지금까지 사랑
하고 앞으로도 사랑할 그대... 난 그대의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그대의 그리움이고 싶습니다
우리의 마음이 항상 꽃과 같이 아름답다면.. 우리의 마음이 항상 꽃과 같이 신선하다면..우리의 마음이 항상 꽃과 같이 깨끗하다면..
자연 그대로의 마음 우리의 마음 일진대... 세상을 살다보면 모든것이 어지러워지고 복잡하고 시끌하고 너무나 정신없이 빙빙돔니
다
우리의 삶이 너무나 바빠서 사랑하여줄 겨를도 없고 고맙다는 말한마디 못하고 삶니다.. 감사한 마음의 공간도 없이 살아감니다..
때론 우리네 삶이 미웁기도 하고 힘들기도 함니다... 마음의 여유도 없고 충분히 쉬지도 못함니다... 너무나 쫓기다 싶이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가련하기만 함니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이 늘 쫓겨도 아름다운 꽃을 바라보며... 깨끗한 마음으로 삶의 희망과 소망을 안고 꽃을 보며 사랑하며.. 살아가
고 싶었습니다.. 꽃과 아름다운 이야기를 하며 진정 그대로 살고 싶었습니다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주는 꽃처럼 그냥 그렇게 아름답게 살고싶습니다...
하늘에 두둥실 떠가는 흰 구름을 보고 행복해 했으며... 흐드러지게 핀 꽃 들을 보고 향기를 맡을 줄 아는 나는 진정 아름다운 사람
일까... 모든 사물을 자연의 사랑으로 바랄볼때 진정한 사랑이 머물지 않을까...
산자락 한 모퉁이를 돌아서면 만날 수 있을까.... 바람 마져 잠이든 무더운 숲길... 잃어버린 꽃잎 하나를 찾아서... 긴 세월 유영하다
침잠해 있던 그 얼굴은 직조된 무늬처럼 되살아납니다. 생각해보니 그 얼굴은 광야를 걸을 때마다 타는 갈증을 해소해주었고 축 처
진 어깨를 감싸주었습니다. 이제 마음 한 구석에 영혼의 갈증을 잠재울 수 있는 샘물 하나를 두겠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당신을 찾
겠습니다. 마음에 샘물을 하나 둔다는 것은 크나큰 복이겠지요
언덕배기 숲길에 나타난 한송이 솔나리(Lilium cernuum)를 보기위한 나의 소망앞에 환하게 나타납니다
솔나리는 우리나라 자생의 나리 종류 중에서 유일하게 보라색 꽃을 피우는 나리로 꽃색이 신비할 정도로 아름답지요..도감 등 자료
에도 보라색이라 표현하는 사람도 있고 홍색이 도는 자주색이라 표현하는 사람, 또 분홍색 꽃이라 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결국 솔
나리의 꽃 색은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운데, 보라색과 분홍색의 중간 쯤 된다는 표현이 어떨까 싶다. 분포 지역이 제한되고 개체수
도 적어 멸종위기야생식물 2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는 희귀종이지요
주로 강원도 이북에 분포하며 경북 주흘산, 충북 월악산, 경남 가야산과 남덕유산 등지에도 분포하며 가야산과 남덕유산이 분포의
남한계로 알려져 있다. 주로 높은 산의 능선 풀밭에 자생하는데 원래 개체수가 적은데다 꽃이 아름다워 남채로 수난을 당하는 터라
보호가 절실하지요
시어머니의 구박에 못이겨 짧은 생을 마감해야 했던 며느리 밥풀도 피어나 7월의 산정에 머물고 있습니다
쌀바위에서 석간수 한잔으로 목마름의 갈증을 치유하는것도 잊지 않았습니다..자연은 배푼 만큼 우리에게 보답해주니까요.. 늘 아
끼는 마음으로 살아야지요
멀리 문수산과 남암산을 바라보며 동해에서 불어오는 신선한 바람을 가슴으로 맞이하고 싶어집니다
건너다 보이는 고헌산은 얼마나 바뀌었을까...하얀눈이 소복히 내릴때 한번 다녀올 수 있을련지....
옛선인들이 사용하던 멧돌인듯 보여지는 암반이 버려져 있습니다..골동품을 취금하는 이들이 발견했다면 금새 가지고 가겠지만
산자락에 그냥 머물고 있는것으로도 그옛날을 생각할수 있겠지요
작은 여울을 만나 시원스런 물줄기에 눈길 한번 내고 더운마음을 식혀봅니다
산행 날머리 석남사의 풍경도 담아봅니다.. 절집에는 들리고 싶지 않아서 멀리서 바라만 봅니다
물이 좋은것 보니 여름이 한창인것 같습니다.. 계곡마다 피서온 나들이객이 자릴잡고 있으니 말이예요...시원한 물줄기에 마음줄 놓
고 한참을 바라봅니다
계곡에 텐트치고 놀던 젊은날의 추억들이 주마등 처럼 지나가지만.. 휴일아침 솔나리를 만난것으로 행복에 겨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