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위암 수술 후 3개월-위암치료기 6
위암수술을 받은 지 3개월이 지났다. 만 3개월이 되던 날 병원에 가서 내시경촬영을 하고 수술 후에 장기의 이상이 있는지를 체크하였다. 내시경 사진을 판독한 주치의 선생님은 아무 이상 없이 잘 회복되고 있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위암수술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음식을 꼭꼭 씹어 먹는 것이니 그것만 잘 지키라고 당부하였다.
그리고 내년 3월 즉 위암수술 후 6개월이 되는 시점에 CT촬영을 해보자고 하였다.
주치의의 말씀이 아니어도 나 자신이 아주 좋은 회복추세를 보이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오래간만에 만나는 친구는 내가 위암수술환자라는 것을 짐작도 못한다. 다소 예민한 친구만이 몸이 좀 야윈 것 같다. 운동을 너무 심하게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할 정도이다. 주위의 친구들 중에는 "저 친구는 위암도 아닌데 의사가 오진을 해서 공연히 개복수술만 한 모양이다."라는 말까지 하기도 한다.
세 군데의 병원에서 권위 있는 의사선생님들이 진단한 것이니 오진일 리는 없고 수술을 한 것도 분명한 사실인데 이런 말을 듣는 것은 수술 후의 회복이 잘 되고 있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체중의 회복만 지체되고 있을 뿐이고(3kg정도 줄어든 체중이 좀처럼 늘지 않고 있는데 정상체중 회복에 통상 1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식사도 별도로 준비할 필요 없이 아무거나 잘 먹고 있다. 따라서 모임에도 자유롭게 참석할 수 있다. 친구들과 등산도 자주 다니고 있고 1박2일 정도의 국내여행도 별 무리 없이 할 수 있다.위암수술 경력이 있는 친구는 내가 수술후 6개월 이상된 사람의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빨리 회복하고 있는 이유는 물론 위암이 초기에 발견되었고 발견 즉시 수술을 받았으며 몸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항암치료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나 자신이 병을 이겨낼 수 있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긍정적인 태도로 생활을 하고 있으며, 나를 치료하고 있는 의료진을 깊이 신뢰하고 건강을 회복하기 위한 음식섭취의 요령을 잘 지키고 운동을 열심히 한 결과라고도 생각된다.
위암수술을 전후해서 내가 생각하고 실천하고 있는 건강회복의 요령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첫째 의료진에 대한 신뢰.
나는 나의 위암을 진단하고 수술을 해준 의료진을 전적으로 믿는다. 우리나라의 의료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위암 한 가지만 가지고 보아도 우리나라의 평균적인 위암환자의 수술 후 5년간 생존율은 61.2%라고 한다. 이 비율은 미국과 캐나다보다 높은데 위암을 초기에 발견하여 수술을 받은 위암 1기환자만을 대상으로 하면 훨씬 더 높은 비율이 될 것이다.
나는 우리나라 의료수준을 높이 평가하고 내가 수술을 받은 병원과 의료진을 전적으로 믿고 그들이 내리는 진단과 처방을 철저하게 따르고 있다. 의료진을 믿으면 마음도 편안해진다.
둘째 나을 수 있다는 확신과 긍정적인 생활태도.
나는 나의 위암이 조기에 발견되었고 훌륭한 의료진으로부터 적절한 치료를 받았기에 완쾌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일상생활에서도 늘 즐거운 마음으로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통계상으로도 긍정적인 자세로 치료에 임하는 사람들이 완쾌되는 비율이 높다고 한다.
셋째는 의사의 지시를 철저히 실천하고 있는 점이다.
의사들은 음식을 골고루 먹고 오래 꼭꼭 씹으라고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한다. 그러나 음식을 오래 꼭꼭 씹어 먹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죽을 삼키기 전에 30번 이상 씹는 일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요즘은 죽을 안 먹고 밥을 먹는데 나는 50번은 씹은 다음에 삼킨다. 수저를 들고 있으면 입안의 음식을 다 씹기 전에 무의식적으로 새로 음식을 떠서 입에 넣기 때문에 아예 수저를 내려놓고 씹는 일에 열중한다. 턱이 아플 정도로 씹은 다음에 삼킨다. 음식을 씹는 것은 음식을 잘게 부수는 것 뿐 아니라 입안에서 침을 많이 나오게 해서 침이 위액을 대신해서 소화를 돕게 하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음식을 씹는 일 뿐 아니라 정기검진 날짜를 지키고 검진결과에 따른 조치사항을 100% 철저히 이행하는 것이다. "의사가 시키는 대로 하면 오래 살지만 의사가 하는 대로 따라 하면 빨리 죽는다. 목사가 말하는대로 하면 천당에 가지만 목사가 하는 대로 따라하면 지옥간다."는 유머가 있다.
의사를 풍자한다기보다 목사를 풍자하는 것이 주된 목적의 유머인지 모르겠지만 의사들이 환자들에게는 항상 좋은 말을 해주지만 의사가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인만큼 술도 많이 마시고 시간이 없어서 운동도 소홀히 하기 때문에 의사들이 자신의 건강관리를 철저히 하지 못함을 빗댄 유머일 것이다.
넷째는 운동이다.
위암환자에게 가장 필요한 운동은 걷기이다. 걷는 것이 장운동을 활발하게 해주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나는 하루에 최소 일 만 보는 걷는다. 그 중에서 5천보는 동네 뒷산을 오르는 것이다. 부득이한 일로 뒷산을 오르지 못하는 경우에는 전철이나 버스정류장을 한 정거장 미리 내리거나 해서 보행수를 채운다. 그러나.뒷산을 오르는 것을 거르는 일이 거의 없다.(친구들과 다른 산에 갈 때외에는) 그리고 아령같은 근력운동도 열심히 한다.
다섯째는 수면이다. 나는 되도록 밤 11시 이전에는 잠자리에 들도록 애를 쓴다. 나는 한 번 잠이 들면 아침에 일어날 때까지 중간에 깨는 일 없이 숙면을 하는데 이러한 수면습관도 빠른 회복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상과 같은 요인들이 복합되어서 빠른 회복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빠뜨릴 수 없는 것은 곁에서 늘 영양가 있는 음식을 시간 맞추어 챙겨주고 먹어야 할 약을 빠지지 않게 챙기는 아내의 정성과 수시로 전화로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물건들을 보내주는 딸들의 효성이다.
나는 요즘 간식으로 삶은 밤을 주로 먹는데 올 가을에 내가 먹은 밤이 한가마니는 될 것이다. 지리산 아래 구례에 있는 농장에서 보내는 것인데 이 밤은 모두가 딸들이 주문하여 택배로 보내주는 것이다. 홍삼이 암치료와 병후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발효홍삼을 보내주고 의사가 단백질을 섭취해야한다고 하드라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횡성한우고기, 원주한우고기를 보내주는 딸들의 정성에 감격하지 않을 수가 없다.
또한 수시로 나의 건강을 염려해주고 격려해주는 주변의 친구들의 따뜻한 마음도 나의 건강회복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늘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