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좋은글 아침편지] 어린 날 굴뚝에
사흘 넘겨 연기나지 않던
어린 날 굴뚝에,
와서 울던
굴뚝새
미역국에 하얀 밥 한 그릇 먹기
평생 소원이던
울 엄니 무덤 위로
펄펄 날리는
창백한 눈발을 아는가
굶어 누우런 골마다
산이란 산 활활 타오르고
염병이 돌아, 염병이 돌아
지잉징징
밤새 징이 울고
머리 맡에
찬물 한 사발
긴 밤을 깁는
고얀 놈, 고얀 놈
할아버지 마른 기침소리 들린다.
갑오년이던가
쇠스랑 메고 조선낫 들고
황토 벼랑 기어 오르던
남정네 콸콸 솟던
피, 지금도 우렁우렁 살아 우는 피로
삼천리에 피었다.
진달래<전문>/조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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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햇살이 노오랗게 온 마을을 덮으면
겨우내 잠겼던 문이 열리고
느릿느릿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 보였다.
모두 굶주린 모습들이었다.
앞뒤 야산에는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용천백이의 웃음처럼 억울하게 매맞고
울음 대신에 미친듯이 히히대는 우리 흥부네 웃음처럼.
배가 고팠으며 살고 싶었다.
코피를 쏟던 마른 봄 그 해에...,
배가 고파 허기져도 정은 있었고,
콧물 흘리던 그 시절에도 개천의 용꿈을 꾸었다.
하얀 쌀밥에 따뜻한 국물,
잠자리가 불편 하다지만 그냥도 얻어 먹는다.
한 세대가 이렇게 격세지감 변할 줄 누가 알았으랴~
무엇이 문제인가?
스스로 남과 나의 비교...
송충이 솔잎, 배추벌레는 배춧잎이다.
황소는 황소대로, 뱁새는 뱁새대로
자기만의 소기의 가치 추구가 달랐기 때문이리라.
공적인 불만이라면, 공정한 원칙에 벗어난,
위정자와 기업가, 행정가가 욕심을 덜어내는 일이다.
그래도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살만한 세상이다.
-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