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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인생

호온산업 2012. 8. 16. 08:47

      인생 (人生 )
      근심 걱정 없는 사람 누군고. 출세 하기 싫은 사람 누군고. 시기 질투 없는 사람 누군고. 허물 없는 사람 어디 있겠소. 가난하다고 서러워 말고,
      장애를 가졌다고 기죽지 말고 못 배웠다고 주눅 들지 마소 세상살이 다 거기서 거기외다. 가진 것 많다고 유세 떨지 말고,
      건강하다고 큰소리 치지말고 명예 얻었다고 목에 힘주지 마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더이다 잠시 잠간 다니러 온 이 세상,
      있고 없음을 편 가르지 말고, 잘나고 못남을 평가 하지 말고,
      얼기 설기 어우러져 살다가 가세. 다 바람같은 것이라오
      뭘 그렇게 고민하오.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 순간이오.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 바람이고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오.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 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극한 사연도 지난 뒤엔
      쓸쓸한 바람만 맴 돈다오. 다 바람이라오. 버릴 것은 버려야지
      내 것이 아닌 것을
      가지고 있으면 무엇하리요. 줄게 있으면 줘야지.
      가지고 있으면 뭐하뇨. 내 것도 아닌데... 삶도 내 것이라고 하지마소.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일 뿐인데
      묶어 둔다고 그냥 있겠오. 흐르는 세월 붙잡는다고 아니 가겠소.
      그저 부질없는 욕심 일 뿐, 삶에 억눌려 허리 한번 못피고
      인생 계급장 이마에 붙이고 뭐그리 잘났다고 남의 것 탐내시요. 훤한 대낮이 있으면
      까만 밤하늘도 있지 않소. 낮과 밤이 바뀐다고 뭐 다른게 있소. 살다보면 기쁜일도 슬픈일도 있다만은, 잠시 대역 연기 하는 것일 뿐, 슬픈표정 짓는다 하여 뭐 달라지는게 있소. 기쁜표정 짓는다 하여모든게
      기쁜 것만은 아니요. 내 인생 네 인생 뭐 별거랍니까... 바람처럼 구름처럼 흐르고 불다
      보면 멈추기도 하지 않소. 그렇게 사는겁니다.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오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다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

      -서산대사 '해탈시' 중에서-

출처 : 좋은글
글쓴이 : 모 시 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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