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밖의 나무는
뼈 빠지게 악악거리고
바람은 거침없이 몰아친다

아버지가 내뱉은 담배 연기는
창밖으로 뛰쳐나가 나뭇가지에 걸려 펄럭이고
나뭇잎은 추락 직전의 구조조정이다

속살 깊은 호주머니에
숨겨둔 사직서가 잠에서 깬 것일까!
밥상 앞에 앉아
밥 대신 소주를 마시고,

속이 얼마나 탓을까!
소주가 입으로 들어가자
입 안에서 욕설 같은 화독내가 진동했다

어머니와 마주 앉아
소주 한 잔 하는 아버지,

당신의 술잔엔 눈물이 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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