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남의 남자 엉덩이를 유심히 쳐다 봤다.
동그랗고 쫙 올라 붙어가지고 여자 엉덩이보다 더 이쁘다니까요. 춤을 많이 추면 엉덩이도 그렇
게 모양이 잡히나 보더라구요. 그녀의 말을 듣고 머릿속으로 그려 보려고 애썼지만 형상이 잡히
질 않았다. 그녀는 그 엉덩이가 꼴보기 싫다고 했다. 남편의 엉덩이를 볼 때마다 그녀가 생각나
소름이 돋는다고 했다. 동그랗고 쫙 올라 붙은 엉덩이. 그녀가 말한 엉덩이는 과연 어떤 모양일
까. 내내 궁금했는데 어느 바람 부는 가을 날, 그의 명품 엉덩이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뜬금없이 그들 부부가 찾아온 것이다. 그는 바느질이 독특한 양복을 입고 나타났다. 명품인가
싶은데 난 그의 양복이 아니라 윗저고리 속에 가려진 그의 엉덩이가 궁금했다.
나의 마음을 알아챈 것일까? 그다지 덥지도 않은데 그가 양복 상의를 벗어 제친 것이다. 난 휴대
폰을 만지작거리며 걸음을 늦췄다. 그의 엉덩이를 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놓칠수야 없지.
아, 저거로구나. 과연 그의 엉덩이는 그녀의 설명 대로였다. 난 엉덩이가 그렇게 예쁜 중년의 남
자를 본 적이 없다. 댄스용 엉덩이가 따로 있구나, 싶었다. 진짜로 그랬다! 길가다 아무데서나 볼
수 있는 흔해빠진 엉덩이가 아니었다. 동그랗고 쫙 올라붙은.
2년 동안 주말마다 춤을 췄다는 엉덩이는 보편타당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것을 끔찍하게 싫어했
다. 그 * 과 함께 춤추러 다니며 덩실거렸을 그 엉덩이가 정말로 밉다고 했다.
엉덩이 뿐이겠는가. 그 *의 흔적이 묻어 있는 것이라면 뭐든 소름이 돋겠지. 2년 동안 그들은 마
치 부부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했다. 같은 사무실에서 종일 서로를 바라보며 일했고 업무가
끝나면 맛집을 찾거나 영화를 보거나. 주말에는 이름 난 댄스교습소를 찾아 춤을 배웠다. 그렇게
2년을 보냈는데 어딘들 흔적이 묻어 있지 않으랴. 와이셔츠에도 넥타이에도, 심지어는 양말 하나
에서도 그녀는 남편의 외도 상대였던 그 여자의 체취를 찾아냈다. 덮어야지, 애들을 위해서라도
묻어야지. 아무리 다짐해도 생각 뿐이었다. 잠자리에 들어서도 두 사람의 행적이 떠올라 깊은 잠
을 잘 수가 없었다.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고 나서 3년, 그녀의 삶은 처참하게 무너졌다. 서로를
믿지 못하고 남보다 더 못한 사이가 되었다. 어느 하루도 편안한 날이 없다.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한다면 차라리 갈라서는 것이 좋지 않을까.
배우자의 외도 사실을 알고부터 3년째에 이혼하는 부부들이 많다고 한다. 왜 그럴까? 시간이 가
면 잊혀지고 어느 정도 상처도 아물 것 같은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배우자의 외도로 인한
상처는 아물거나 잊혀지는 게 아니라 시간이 갈수록 새록새록 떠오른다고 한다. 과거로부터 자유
롭지 않다 보니 바람 났던 배우자를 용서할 수가 없다. 바람을 피웠던 당사자의 고통도 만만치 않
다. 모든 걸 다 덮겠다 해놓고서는 툭하면 과거를 들고나와 괴롭히니 견딜 수가 없는 것이다. 본인
의 잘못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날마다 지난 일을 붙잡고 들볶는 아내를 어떻게 감당하겠는가.
외도로 받은 상처를 묻어두고 형식적 관계를 끌어가는 부부들이 많다. 자식 때문에 이혼하지 못하
고 참고 산다는 부부들이 많은데 이것은 서로에게 못할 짓이고 자녀들에게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불건전한 결혼생활의 고통을 아이들에게 전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차라리 이혼
하는 편이 낫다. 외도했던 배우자에게 반사회적 인격장애가 있거나 폭력을 쓰는 경우, 혹은 반성하
는 기미가 보이지 않을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외도는 두 사람 모두에게 우울증, 자살충동 등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을 유발한다. 부부가 결혼생
활을 유지하고 싶다면 적극적으로 심리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또 심리적 충격이 완화될 때까
지 그 어떤 결정도 보류해야 한다. 외도는 그동안 부부 사이가 어떠했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표
면적 증상일 뿐이다. 외도 그 자체에 초점을 두지 말고, 지금까지의 결혼생활을 점검하고 서로의 상
처를 치유하는 것이 우선이다.
추천은 저에게 큰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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